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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중국] 차(茶)와 말(馬)이 오가던 천년의 교역로, 차마고도
작성자 윤*정
작성일 2025.09.17

 

안녕하세요. 

 

문화역사탐방 1사업부 윤효정입니다.

 

지난 8월 15일부터 23일까지, 저는 7박 9일 동안 중국 운남성의 차마고도(茶馬古道)를 따라 여행을 다녀왔습니다.

 

 

사실 이 길은 단순한 여행지가 아니라, 옛날 상인들이 목숨을 걸고 넘던 험한 교역로였습니다.

 

설산을 넘어야 하고, 깊은 협곡을 따라 걸어야 했으니 쉽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덕분에 차와 말, 그리고 수많은 문화가 오가며 특별한 역사가 쌓여왔습니다.

 

차와 말이 오가던 옛 교역로를 따라가며 만난 도시와 마을, 그리고 그 길 위에 펼쳐진 장엄한 자연의 풍경들을 소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차마고도 1편 여행 지도

 

 


 

1. 운남성(雲南省)

 

구름 아래 펼쳐진 다채로운 문화의 땅

 

 

운남성은 중국 남서부 고원 지대에 자리한 지역으로, 이름 그대로 ‘구름의 남쪽’이라는 뜻을 지니고 있습니다.

 

설산과 강, 평원이 어우러진 이 지역은 티벳과 동남아시아 여러 나라와 맞닿아 있어, 다양한 민족과 문화가 함께 살아가는 모습을 볼 수 있는 곳입니다.

 

이번 여정에서는 여러 민족이 어울려 살아가는 마을과 도시를 직접 거닐며, 각기 다른 생활 방식과 풍습, 그리고 자연과 함께 어우러진 문화를 가까이서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구름 아래 펼쳐진 다채로운 풍경과 사람들의 이야기가 운남성 여행의 매력을 한층 더해 주었습니다.

 

 


 

2. 차마고도(茶馬古道)

 

차(茶)와 말(馬)이 만든 문화의 길

 

 

차마고도는 수천 년 동안 차(茶)말(馬)이 오가던 교역의 길입니다.

 

운남에서 시작해 티벳과 네팔, 인도, 더 나아가 중앙아시아까지 이어졌습니다.

 

티벳 고원의 추운 기후와 육류 위주의 식단 속에서 살아가는 티벳인들에게 는 단순한 음료가 아니었습니다.

 

따뜻한 차 한 잔은 체온을 지켜주고 소화를 돕는 데 꼭 필요했으며, 삶에 빠질 수 없는 존재였습니다.

 

 

 

반대로 중국 왕조에서는 군사와 교역을 위해 이 필요했습니다. 서로의 필요가 맞아떨어지면서 두 지역은 자연스럽게 물자를 교환했고, 이 길은 점차 확장되었습니다.

 

차마고도는 단순한 교역로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불교와 예술, 언어와 풍습까지 흘러들어와 흔히 ‘문화가 흐르던 길’이라 불립니다.

 

이번 여정에서 직접 이 길을 걸으며, 과거와 현재가 함께 살아 숨 쉬는 그 의미를 더욱 깊이 느낄 수 있었습니다.

 

 


 

3. 대리(大理)

 

설산과 호수가 품은 천 년 고도

 

대리는 당나라와 송나라 시기에 번영했던 고도(古都)로, 역사적으로는 남조국(南詔國)과 대리국(大理國)의 수도였습니다.

 

흰색을 좋아해 ‘백족(白族)’이라 불린 소수민족의 중심지로, 흰 바탕에 화려한 자수를 더한 전통 의상이 특히 인상적입니다.

 

해발 2,000m 고원에 자리해 공기가 맑고 하늘이 높아, ‘풍월 대리’라는 이름이 실감되었습니다.

 

 

이해호수

 

귀 모양을 닮아 이름 붙여진 이해호수는 운남성 최대의 호수이자 중국에서 일곱 번째로 큰 담수호입니다.

 

설산에서 흘러내린 눈 녹은 물이 맑게 고여, 호수 위에 산이 비치는 풍경은 마치 한 폭의 산수화 같았습니다.

 

 

남조풍정도

 

이해호수 위 작은 섬으로, 옛 왕이 휴양지로 삼았다는 전설이 전해집니다.

 

지금은 민속공원으로 조성되어 남조국의 역사와 문화를 소개하고 있는데, 섬을 거닐다 보니 전설과 옛 이야기가 그대로 살아 있는 듯했습니다.

 

 

창산대협곡

 

창산 자락에 형성된 거대한 협곡은 수천만 년의 지각 운동이 빚어낸 웅장한 골짜기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올라가니 대리 시내와 이해호수가 발아래 한눈에 들어오고, 시냇물과 폭포 소리가 어우러져 특별한 여정을 선사했습니다.

 

 

대리 숭성사

 

대리국 시대에 건립된 불교 사찰로, 한때 운남 지역 불교의 중심지였습니다.

 

남조국 왕실 사원으로 창건되어 전성기에는 수천 명의 승려가 머물던 장대한 규모였다고 전해지는데, 지금은 세 개의 석탑만이 남아 옛 영광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리 삼탑

 

세 개의 석탑 가운데 중앙의 천수탑(높이 약 70m, 16층)은 9세기 남조국 시기에 건립되었습니다.

 

양옆의 팔각형 석탑은 약 100년 뒤에 세워졌으며, 정삼각형으로 배치된 모습이 균형미를 이루고 있었습니다.

 

탑 앞에 서니 천 년의 세월을 견뎌온 무게감이 전해졌습니다.

 

 


 

4. 사시마을(沙溪)

 

옛 차마고도의 시간이 멈춘 마을

 

 

사시마을은 대리와 여강 사이에 자리한 작은 마을로, 당나라 시기부터 대상들이 머물던 차마고도의 중요한 중간 거점이었습니다.

 

상업화되지 않은 고즈넉한 풍경 덕분에 차마고도의 옛 모습을 가장 온전히 간직한 곳으로 꼽힙니다.

 

돌길을 걸으니 천 년 전 교역로의 정취가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이곳에서 특별히 맛본 버섯 샤브샤브도 기억에 남습니다.

 

운남은 세계적으로 다양한 버섯 산지로 유명한데, 사시마을의 신선한 버섯으로 끓인 샤브샤브는 깊고 담백한 맛이 일품이었습니다.

 

고즈넉한 마을 풍경과 어우러져 더욱 특별한 한 끼가 되었습니다.

 

 


 

5. 여강(麗江)

 

설산 아래 빛나는 나시족의 고향

 

 

여강은 소수민족 나시족(納西族)의 고향이자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고성 도시입니다.

 

나시족은 약 30만 명 규모로, 지금까지도 전승·사용되고 있는 세계 유일의 그림문자인 동파문자(東巴文字)를 지켜온 민족입니다.

 

골목마다 맑은 개천이 흐르고, 뒤로는 옥룡설산이 병풍처럼 자리해 낮과 밤 서로 다른 매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옥룡설산

 

해발 5,596m, 13개의 봉우리가 이어진 옥룡설산은 흰 용이 몸을 뉘인 듯 장엄한 풍경을 자아냅니다.

 

케이블카를 타고 오르니 산자락과 호수가 발아래 펼쳐지고, 왜 이곳을 영산이라 부르는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운삼평

 

옥룡설산 자락 해발 3,240m에 펼쳐진 초원은 구상나무 숲이 하늘까지 닿을 듯 빽빽하게 들어서 있습니다.

 

나시족 청년 남녀가 사랑을 속삭였다는 전설이 전해지는데, 직접 서 보니 ‘낭만초원’이라는 이름이 괜히 붙은 것이 아님을 실감했습니다.

 

 

람월곡

 

옥룡설산의 빙하수가 흘러내려 형성된 계단식 호수는 햇살에 따라 옥빛에서 짙푸른 빛으로 끊임없이 변했습니다.

 

그 신비로운 빛깔 덕분에 이곳은 이름처럼 ‘람월곡(藍月谷)’이라 불리고 있습니다.

 

 

흑룡담 공원

 

옥룡설산의 만년설이 모여 생긴 담수호는 수면 위에 산과 하늘이 그대로 비치고, 고목과 누각이 어우러져 한 폭의 수묵화 같은 풍경을 만들었습니다.

 

사진을 찍을 때마다 그림 같은 장면이 완성되어 감탄이 절로 나왔습니다.

 

 

인상여강가무쇼

 

옥룡설산을 배경으로 펼쳐지는 대형 야외 공연은 500여 명의 소수민족 배우들이 전통 의상과 춤, 노래를 선보이며 웅장한 장관을 이루었습니다.

 

자연과 무대가 하나 되는 광경은 단순한 공연을 넘어, 여강의 정신을 고스란히 전해주었습니다.

 

 

여강고성

 

송나라 때 형성된 고성은 좁은 돌길과 기와집 골목이 미로처럼 얽혀 있고, 나시족 전통 건축의 멋이 그대로 남아 있습니다.

 

낮에는 활기찬 시장, 밤에는 불빛 가득한 골목을 걸으며 시간에 따라 다른 매력을 경험할 수 있었습니다.

 

 

옥호촌

 

옥룡설산 기슭에 자리한 옥호촌은 이름 그대로 ‘옥빛 호수 마을’입니다.

 

호수에 산이 비치는 풍경이 그림 같았고, 전통 의상을 입고 나시족의 춤과 노래를 직접 체험하니 여행의 즐거움이 한층 깊어졌습니다.

 

 

 

이곳에서는 맷돌로 직접 간 두부와 현지식 간식도 맛보았습니다.

 

정성스레 빻아낸 두부는 고소하고 담백했으며, 손맛이 느껴지는 간식과 함께하니 소박하지만 특별한 맛이었습니다.

 

 


 

6. 호도협(虎跳峽)

 

호랑이도 뛰어넘었다는 장대한 협곡

 

호도협은 옥룡설산과 하바설산 사이를 흐르는 금사강이 만든 협곡으로, 세계에서 가장 깊은 협곡 가운데 하나입니다.

 

협곡 중앙의 거대한 바위를 호랑이가 뛰어넘었다는 전설에서 이름이 유래했습니다. 실제로 마주한 풍경은 압도적이었습니다.

 

 

호도협 하이킹 (산미객잔~관음폭포)

 

산미객잔은 해발 2,600m에 자리한 숙소로, 테라스에 서니 협곡과 옥룡설산이 한눈에 들어왔습니다.

 

관음폭포는 높이 100m 절벽에서 곧장 쏟아져 내려 보는 것만으로도 시원했습니다.

 

산미객잔에서 관음폭포까지 걸으며 웅대한 설산과 협곡의 힘을 가까이에서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상호도협(上虎跳峽)

 

전망대에 서서 협곡을 내려다보니 거센 물살이 굽이치고, 협곡 중앙의 바위가 눈앞에 서 있었습니다.

 

자연의 힘이 고스란히 전해져 한동안 자리를 떠날 수 없었습니다.

 

 


 

7. 샹그릴라(香格里拉)

 

신들의 땅, 티베트 문화가 살아 있는 곳

 

샹그릴라는 티벳족이 주로 살아가는 고원 도시로, ‘신들의 땅’이라 불릴 만큼 종교와 전통 문화가 깊이 뿌리내린 곳입니다.

 

마을 곳곳의 기도 깃발과 사원의 풍경은 여행자에게 깊은 울림을 주었습니다.

 

 

장족(藏族, 티벳족)

 

장족 사람들은 칭커(볶은 보리가루 음식), 수유차(야크 버터차), 요거트를 즐겨 먹습니다.

 

현지에서 직접 맛보며 생활 문화를 체험하니 이들의 삶이 한층 가까워졌습니다.

 

 

송찬림사(松贊林寺)

 

운남 최대의 티벳 불교 사원으로, 17세기에 지어져 지금도 수백 명의 승려가 수행하고 있습니다.

 

사원을 둘러보며 현지인들의 깊은 신앙심을 직접 느낄 수 있었습니다.

 

 

샹그릴라 고성

 

전통 양식으로 복원된 고성 마을에는 세계에서 가장 큰 마니차(기도 수레)가 세워져 있습니다.

 

저희도 함께 돌리며 기도를 올려보니, 그 순간만큼은 현지인들과 같은 마음을 나누는 듯했습니다.

 

 


 

8. 곤명(昆明)

 

봄이 머무는 도시, 운남의 관문

 

곤명은 사계절 내내 온화한 기후 덕분에 ‘봄의 도시’라 불리며, 운남 여행의 관문이자 차마고도의 출발점으로 알려진 곳입니다.

 

이번 여정에서는 처음에 잠시 머물렀다가 마지막에 다시 돌아와 곤명만의 풍경과 분위기를 천천히 즐길 수 있었습니다.

 

 

▶ 구향동굴

 

구향동굴은 수백 개의 동굴이 이어진 중국 최대의 석회암 동굴 군락으로, 종유석과 석순이 어우러진 지하 세계가 장관을 이룹니다.

 

직접 걸어 들어가니 끝없이 이어지는 공간이 압도적으로 다가왔습니다.

 

 

대석림·소석림

 

석림은 뾰족한 석회암 바위들이 숲처럼 솟아 있는 독특한 지형으로, ‘천하제일 기괴한 경관’이라 불리며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지정되었습니다.

 

바위 숲 사이를 거닐며 마치 다른 세계에 들어온 듯한 기묘한 풍경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여행을 마치며

 

7박 9일의 차마고도 여정은 단순히 풍경을 감상하는 여행이 아니라, 길 위에 켜켜이 쌓여 있는 역사와 사람들의 삶을 가까이서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걸음을 옮길 때마다 달라지는 풍경과 길에서 마주친 이들의 미소가 오래도록 마음에 남습니다.

 

예전 상인들은 목숨을 걸고 넘던 길이었지만, 우리는 리무진을 타고 케이블카를 오르내리며 여유롭게 즐길 수 있었습니다.

 

시대는 달라졌어도 그 길이 품은 이야기는 여전히 살아 있었고, 이번 여행은 그래서 더욱 특별하게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만난 순간들은 오래도록 제 마음속에 남아 두고두고 떠올릴 소중한 추억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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