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마노고도 순례길
떠나는 내게
머무는 그대에게
가을이 두 개
옛 일본의 대표시인 바쇼(1644~1694)의 글이다
우리는 잠시 왔다 떠나는 인생이다. 인연따라 왔다가 인연따라 간다
했던가 잠시 머물다 가는 바람같은 인생이여! 구마노고도 순례길,
그 첫 번째 여정은 고야산이다. 고야산은 영원한 주인이다. 백년이
가고 천년이 가도 항상 그 자리에 그대로 존재한다.
그들은 주인 자리에 우리는 바람같은 몸, 찰나 같은 시절인연에
고야산 금강봉사 사찰정원에 서 있다. 돌과 모래로 山水를 표현하였고
그 위에 가을비가 촉촉이 내린다. 노객(路客)은 말을 잃고, 완전한
침묵모드, 無念無想, 얼마나 지났을까 저녁 종소리가 더~~엉
더~~엉하고 들려온다. 가을만 남아 나를 바라보고 있다. 인근
적송원 템플스테이로 갔다.
서양 사람들이 참 많다. 그들과 함께 정진요리 공양을 하고
예불도 참석한다. 자기 축원문을 써 보라고 권유한다. 나무
젓가락 보다 조금 넓은 나무판에 현생성불現生成佛이라 썼다
이 세상에 대하여 선과 악, 깨끗한 것 더러운 것, 희노애락등
현실에 있는 그대로를 긍정하는 것이다. 긍정의 삶, 그것이
바로 붓다라고 공해(구카이)스님은 말한다.
오쿠노인(奧之院)의 길을 걷는 것이 구마노고도 여행의 백미이다.
마치 베토벤의 운명 교향곡을 듣는 느낌이다. 웅장하면서 장중하고
엄숙하다, 수백년을 살아온 삼나무와 20만개의 묘비명이 순례자를
압도한다. 묘비에는 황족들, 봉건 영주들, 귀족들, 가문 석묘들, 기업가
회장들, 전몰자, 개인묘비, 수자영가들, 위령탑, 충령탑, 공양탑등 굉장하다.
인도인들이 바라나시 갠지스 강에서 자신의 몸을 정화하고 그곳에서
화장하여 죽음에 이르는 것을 최고의 행복으로 생각하듯이 일본사람들은
고야산 오쿠노인에 자신의 묘비석을 남기는 것을 최고의 영광으로 생각하는 것이다.
2Km를 걸어 보면 중간중간에 지장보살 존상과 고승들 묘비도
있고 천하를 호령하던 오다 노부나가, 도요토미 히데요시, 도쿠가와
이에야스도 만난다. 그리고 맨 마지막 전각에는 고야산의 주인공 공해스님이
나타난다. 공해空海, 허공바다이다. 잔잔한 바다와 허공만 가득하다
궁극적으로 오쿠노인은 만고풍상과 파란만장한 인생을 살다가
결과적으로 허공 바다에 귀속되는 과정을 보여주는 운명교향곡
같은 것이다.
공해스님(구카이774~835)를 홍법대사(고보대사)라 부르며 어묘御廟가
이곳에 모셔져 있다. 공해스님은 진언종 스님이다. (옴마니반메훔) 가운데
마지막 (훔)을 엄청 강조 하셨다. 훔은 입을 다물고 내는 소리이다. 훔
~~~~~, 입조심은 불조심 만큼 중요하다. 공해스님의 명언이다.
김소영 가이드님 수고 하셨습니다 항상 우리들의 안전을 위하여 (휴대폰,
여권, (안전벨트 착용),시이토베루토오 시메테쿠다사이)를 강조 하셨다.
가이드님 도반님들 모두 모두 사랑합니다. 좋은 시절인연에 혜초에서
다시 만나기를 희망합니다 건강하세요
* 대한항공 기내에서 아바 "I Have a Dream"이 흘러 나왔다.
즐거운 여행이었다.
2024,10,29, 일광합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