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잎처럼 흩날린 남국에서의 12일이었다.
오클랜드공항에 내리자 'Pure 100% Newzeland'라는 글귀가 눈에 들어왔다. 말 그대로 '100% 청정 뉴질랜드'의 맨얼굴을 여행 기간 내내 체험할 수 있었다. 맑은 공기, 빛나는 태양, 푸르른 호수, 끝없이 펼쳐진 초원, 그 위의 양떼들, 코끝에 스치는 신선한 바람은 뉴질랜드 자연이 지닌 최고의 매력이었다.
북섬에서 남섬으로, 그리고 다시 북섬으로 돌아오는 남북섬 자연기행은 60대 후반 우리 나이 대의 인생들에게는 낭만을 구가하는 멋진 여행이었다. 미세먼지 한 톨 없는 청정한 대기를 호흡하면서 전용버스로 주요 관광지를 다니면서 눈호강을 하고, 맛집에서 한 끼를 즐기고, 호숫가의 아름다운 숙소에서 밤을 보내고, 틈틈이 트레킹을 통해 뉴질랜드의 자연을 체험하는 일정이 크게 힘들지 않으면서 만족도 높은 스케줄이었다. 하루에 사계절이 모두 들어있다고 할 만큼 변화무쌍한 날씨로 간간이 비를 뿌리다가도 어느새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비치면서 드러나는 대자연의 파노라마는 경이로웠다.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는 남섬의 마운트 쿡 국립공원이었다. 좀처럼 보기 어렵다는 뉴질랜드 최고봉 아오라키 마운트 쿡이 우리를 기다린 듯 영롱한 자태를 드러내고 있었다. 후커밸리 트레킹은 지금까지 다닌 트레킹 코스 중 최고였다. 국립공원 내의 유일한 호텔인 허미티지호텔에서의 하룻밤도 좋았다. 객실 창문을 통해서 눈 덮인 마운트 쿡이 방안으로 쏙 들어왔다. 키서미트 트레킹도 훌륭했고, 비록 비가 뿌렷지만 밀포드 사운드의 웅대한 경관도 일품이었다. 테아나우의 밤을 수놓은 신비한 반딧불 동굴 체험도 빠지지 않는다. 남섬 관광의 중심지인 퀸스타운에서의 2박으로 남국의 낭만을 즐길 수 있었고, 정원의 도시 크라이스트처치에서의 1박으로 남섬 관광을 마무리하고 다시 북섬의 오클랜드로 와서 1박을 하면서 12일 일정을 마치고 출국을 하니 북섬과 남섬을 종단하는 여행 일정이 한편의 이야기처럼 마음속에 촤라락 펼쳐진다.
여행 첫날 핸드폰이 고장이 나서 사진도 찍을 수 없는 낭패를 당했지만, 인솔자인 한주영 대리께서 나의 모든 일정 동안 동반자가 되어 사진을 찍어주는 노고를 마다하지 않으니 너무 고맙고 미안했다. 일행들을 인솔하고 뒷바라지 하는 바쁜 일정 속에서도 나를 위해 사진사 역할까지 해 주심에 몸 둘 바를 모르겠다. 유능하고 성실하며 온화한 품성의 한주영 대리님 같은 인재들이 명실공히 국내 최고의 퀄리티를 자랑하는 <혜초여행>의 자산이라고 생각한다. 자상한 해설로 뉴질랜드에 대한 이해를 도운 현지 가이드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동포분들이니 모든 면에서 소통이 쉽고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싱글로 참여한 내게 관심을 보여주고 따뜻한 격려의 말을 아끼지 않은 일행분들께도 고마움을 전합니다. 나중에 다시 어느 길 위에서 만나게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