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은 킬리만자로에 가고 싶었는데, 코로나 예방접종 1차밖에 안했다고 탄자니아가 저를 안받아주더라구요ㅎ
킬리만자로는 내년으로 미뤄놓고 워밍업 삼아 갈 수 있는 5000미터 이상 산을 찾다 쓰구냥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쓰구냥, 매우 좋았어요^^
사진을 찍어보내니 다들 어디냐고 물어보더라구요ㅎㅎ
한국에선 볼 수 없는 아름다운 풍광을 볼 수 있습니다.

1. 일정
첫팀이라 그런지 나름 여유있는 일정이었어요. 기내에서 안자는 일정이었는데 저희 뒤는 바뀐 것 같더라구요. 저는 만족했습니다.

2. 가이드
박청호 가이드님 훌륭하셨습니다.
코로나 이후 첫 중국등반이라 챙길 것도 많고 힘드셨을텐데 웃음과 여유를 잃지않고 끝까지 잘 챙겨주셨어요^^
일행들 요구에도 민감하게 반응해주셨구요.
도와주시는 현지분들도 코로나 이후 처음 하는 분들이 많아 힘드셨을텐데 잘 챙겨주셨어요. 점점 더 익숙해지셔서 아마 저희 다음 팀은 더 안정적인 서포트를 받으실 수 있을거예요.

3. 숙박
첫날 호텔 컨디션은 좋았는데 저희방에서 담배냄새기 좀 나서 힘들었어요ㅜㅜ
중국특성인지 방 바로앞 복도에서도 흡연가능하더라구요ㅡㅡ;;
일월산장도 깨끗하고 따신물도 잘 나오고 좋았어요.
마지막에 숙박한 공항 앞 치어호텔이 제일 좋았어요. 조식도 좋았구요~
숙소마다 와이파이는 되는데 중국이라 막힌 사이트가 있는지 카톡 같은 건 원활히 되지 않았어요.

4. 식사
일단 저는 현지식이 입에 잘 맞는 스타일이라 다 맛있게 먹었어요. 가이드님이 기름도 좀 빼고 향신료도 좀 빼달라고 했는데도 먹기 힘들어하는 분들이 계시더라구요.
4000미터 이상에서 먹는 한국 반찬도 좋았어요.
특히 고들빼기는 사랑입니다ㅎㅎ
그런데 매끼니 잔반이 너무 많이 생겨서 좀 아깝기는 했어요.
개인적으로 노점상에서 과일도 사먹었는데 체리와 자두가 너무나 맛있었어요.

5. 자연환경
쓰구냥은 사람과 말과 야크와 야생화가 공존하는 곳이 었어요.
아름다운 야생화를 말과 야크가 뜯어먹고, 먹고나서 눈 똥이 다시 야생화를 키우고, 사람은 야생화 밭에서 눈 호강을 하고, 말과 야크 똥을 분해시키기도 하고^^ㅎㅎ
비내렸다 눈내렸다 바람불었다 해났다 금방 안개가 피어오르는 다양한 날씨를 모두 경험할 수 있었어요.
운이 좋아서 저흰 펑펑 내리는 눈도 보고, 눈도 많이 밟았어요^^

6. 여행 팁?!
-환전은 500위안정도 해갔는데 300위안정도 쓰고 나머지는 면세점서 물건 살 때 털었어요. 다행히 가이드님이 안내해주시는대로 가니 돈 내고 들어가는 화장실을 사용하진 않아서 잔돈 쓸 일이 없었어요.
-비옷 필수입니다. 고어텍스자켓이 있어서 매우 유용하게 썼어요. 먼지 많고 눈비와서 스패츠도 필수.
-립밤 꼭 챙기세요. 입술이 다 터요.
-저는 침낭을 챙겨갔어요, 동계침낭 있으심 챙겨가도 좋아요. 혜초에서 빌려주는 침낭 역시 내피침낭도 줘서 따뜻했다하더라구요. 전 안썼지만 핫팩이 유용했단 이야기도 있었구요. 저는 매트리스도 챙겨갔는데, 그것도 혜초에서 빌려줍니다.
-6월초라 그런지 땀이 거의 안나서 옷을 이틀입기도 했어요. 마지막날은 추워서 겨울옷이 딱 좋았어요.
-렌턴은 여분건전지나 충전없이 풀 충전 한번으로 다 해결되었어요.
-컵라면 작은것 몇개 챙겨가셔도 될듯요. 입맛 없을때 좋아요오~
-고소적응하실 때 머리가 아프시면 크게 숨을 쉬어보세요. 과하다 싶을 정도로 심호흡을 10분정도하면 머리가 개운해지는 걸 느끼실 거예요. 그리고 혈관을 확장시켜주는 생강차나 생강청 강추입니다.
-고소 와서 머리아프고 속 안좋고 졸립고 피곤하다고 주무시면 아니되어요. 힘들어도 앉아서 이야기하고 주변산책 하셔야 적응이 빨라요. 구역감에 좋은 소화제 챙겨가시는 것도 추천드려요. 속 안좋다고 밥 안드시면 담날 꼭대기 못올라가세요, 마지막날은 경사가 세서 올라가는데 에너지가 필요해요. 밥이 안들어가면 스틱꿀이나 에너지젤이라도 꼭 챙겨가서 드세요.

혹시나 도움이 될까하여 주절주절 많이 썼네요.
박청호 가이드님이 조금이라도 젊을 때 높은 곳에 도전하라고 하셨는데
쓰구냥은 가장 젊은 오늘의 내가 도전하기에 딱 좋은 곳이었어요^^
이글을 보시는 분들도 한번 도전해보시기 바라요.
좋은 분들과 만나 재미난 산행한 것 같아 그분들께도 감사를 전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