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혜초인도기행1] 오색찬란,북인도 9일 |
---|---|
작성일 | 2023.02.24 |
작성자 | 오*향 |
상품/지역 | 문화역사탐방인도/네팔/스리랑카 |
그 짧은 여정 속에 인도를 경험할 수 있음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복은 아닐 것이다. “나"다움에서 벗어 나 이방인이 되어 미지의 세상 속으로 일탈하는 것이 여행이라면 인도는 아마 최적의 선택지가 아닐까. 세상에 쏟아져 나온 수많은 정보와 이미 다녀온 사람들의 이 느낌 저 느낌들을 간접적으로 접하면 접할수록 인도에 대한 두려움 만큼이나 기대도 커져갔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정말 그 곳에서 그 시간에 그 사람들과 직접 부딪끼면서 얻은 것을 능가할 수 있는 감동은 아무데도 없다는 것이다. 동물원이 필요 없을 정도로 거리로 쏟아져 나온 다양한 동물들, 우리가 생각 할 수 있는 종교는 모두 있을 것 같고, 온갖 종류의 탈것은 다 있다. 그 땅을 지나간 옛 선조들의 흔적이 남은 사원, 궁전, 유적지와 유물들. 하지만 이 모든 것의 중심에는 수 많은 얼굴과 표정의 사람들이 있었다. 메리골드 꽃목걸이를 걸고 설레는 마음으로 델리 입성. 신들을 향한 나약한 인간들의 절규 같은 소음이 거리에 가득찬 온갖 종류의 탈것들 퍼레이드와 꼴라보를 이루어 여행객들을 환영한다. 넓게 펼쳐진 푸른 잔디 꽃밭 위의 간디 추모공원, 힌두교인들에게는 한이 맺힌 곳이지만 이슬람 교도들의 자긍심인 꾸뜹 미나르, 진창 속에서 피어난 스물 일곱장의 하얀 로터스 템플, 200년의 식민 지배에서 벗어나 민족의 자긍심을 한껏 표출한 국립박물관, 그리고 또 많은 것들이 이제는 내 것 만을 내세우지 말고 다른 신념과 가치관도 받아들이고 포용하는 공존하는 지혜를 가르쳐준다. 사르나트 유적지의 보리수나무를 배경으로 무너진 돌덩이들을 걷다 마주한 부다의 초전법륜 스투파와 아쇼타왕의 사자상 석주! 삶의 의미와 나아갈 길을 생각하며, 내 속의 부처를 마주해본다. 가장 큰 기대와 우려를 함께 가지고 찾아간 바라나시. 역시 인간의 죄를 씻겨 주기 위해 쉬바신의 머리카락을 타고 천상에서 내려온 영험 있는 겐지스강물을 만나러 가는 길은 만만치 않았다. 카레이스 보다 더 쓰릴 넘치는 오토릭싸! 도로를 빈틈 없이 채운 차와 오토바이와 자전거와 인력거와 사람들 사이를,나의 존재를 알아달라고 아우성치는 크락션 소리 하나로 쑥쑥 용케도 목적지를 향해 잘도 질주한다. 소음도 북적러거림도 의식하지 않고 익숙해지니 마음이 편해진다. 겐지스강물에 소원을 담은 불꽃을 띄우니 정말 이루어 질 것 같은 희망이 샘 솟는다. 가트에서는 오늘도 생을 마감한 사람들의 의식이 소원 불꽃 보다 더 크게 활활 타오른다. 이곳에서는 산 자도 죽은 자도 성자도 걸인도, 거리의 면세점 장사꾼도 여행객도 모두 그 자체가 풍경이다. 애써 외면한 그들의 간절한 눈빛과 사그러질 듯 이어지는 여운같은 소리 옆구리를 살며시 찌르던 손각락이 문뜩 문뜩 스친다. 강가의 모래 위로 뜬 초승달은 호텔까지 따라와 있다. 전날 밤의 북적거림은 언제 그랬냐는 듯 신 새벽에 찾아간 강가는 고요하다. 벌써 부지런한 장사꾼들은 전을 펼 준비를 하고 강가에는 업보를 씻으려는 사람들이 물속에서 저마다의 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강 건너 항하사 위에는 낙타꾼과 개들이 새 손님들을 기다리고 있다. 숨어 있던 구름 사이로 해가 나오듯 닫혀 있던 우리의 마음속 지혜도 불쑥 떠오르길 짜이 한잔의 여유와 함께 기대해본다. 국내선 비행기의 취소로 이노바를 타고 7시간 달려간 카주라호 가는 길! 생각지도 못한 그림책 같은 풍광들이 책장을 넘기듯 지나갔다. 사람 사는 곳 어디에나 시장이 있고, 집들의 담장과 지붕 위에는 바람 따라 경전의 구절들을 전파 시키는 룽다 같은 빨래들이 걸려 있고, 거리의 성자처럼 무심한 표정으로 초탈한 듯 어슬렁거리는 소와 개가 있다. 밀림 지역을 지나면서 벵골 호랑이를 만나지 않을까 기대도 해 보았지만 원숭이 가족들만이 물끄러미 지나가는 차들을 쳐다보고 있다. 인도의 성전 까마수뜨라의 가르침을 조각으로 표현한 카주라호의 사원도 펼쳐진 잔디밭과 나무들 사이로 산들 산들 불어 오는 바람이 있기에 더 깊이 다가오고, 제항기르왕의 피신을 도운 덕에 잠시 영화를 누린 오르차의 고성 위에서 바라본 마을풍경과 부서진 쓸쓸한 유적지의 흔적들도 내리 째는 한낮의 더위와 피로를 지나가는 바람이 식혀주기에 더 여유롭다. 자! 드디어 우리는 기차 타고 아그라로 간다. 미어터지는 기차를 꼭 타야만 하는 사람들과 더 이상은 발 디딜 공간이 없다고 밀어내는 사람들의 한바탕 몸싸움이 기차 문마다 야단법석이다. 그 아수라장 속에서 편안히 특급 기차를 타고 넘쳐나는 음식 세례를 받으며 작은 행복을 누려본다. 새벽 안개 속에서 조금씩 모습을 내비치는 구름 위 궁전 같은 타지마할! 한낮의 인파 속에서 비집고 바라본 새하얀 눈이 시릴 정도로 영롱한 타지마할! 기울어 가는 해를 뒤로하고 소리없이 나뭇잎을 흔드는 원숭이들의 재롱을 느끼며 시원한 킹피셔를 음미하며 바라본 저 만치 물러 선 타지마할! 이것 하나만으로도 인도여행은 제값을 한다. 알록 달록 사리를 입고 꽃보다 더 우아한 자태로 거리를 수놓고 있는 수 많은 사람들 사이로 나도 그들과 하나가 되어 천년이 가도 변하지 않을 한 왕의 처절한 사랑을 바라본다. 저 아름다운 건물을 위해 자신을 삶을 포기 해야 했을 그 많은 노동자들의 한이 맻혀, 샤 자한의 마지막 길을 외롭고 절망적으로 만든 것은 아닐까. 그래도 기대 이상으로 아름답다. 희생과 사랑과 염원이 있었기에. 의리와 융합의 도시 시크리, 짧지만 잠시 동안의 번영이 붉은 사암의 궁전으로 남아있다. 유럽인들이 제일 좋아한다는 라자스탄의 수도 자이푸르, 상상 했던 핑크빛은 아니지만 그래도 핑크 시티다. 동맹과 외교술로 나라의 위기를 극복해간 그들의 타협을 생각하니 난세에 있는 우리의 처지가 중첩된다. 18세기 건설된 천문대의 해시계을 위한 태양의 사정없는 베품! 잔타르 만타르는 우리의 갈증과 피로도 측정해 주는 듯. 바람의 궁전을 지나 바람 같이 달려간 락샤는 시원한 라쉬 집에서 잠시동안 더위를 식혀준다. 마지막 목적지, 암베르성과 자이가르 성! 뒤뚱 뒤뚱 코끼리도 타고, 창문 없는 자동차도 타고 숲속 공작새들을 구경하며 우아하게 올라갔다. 거울의 궁전 속에 비친 나도 찾아 보고 내 속에 있는 궁전도 찾아본다. 꾸미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모습에서 최선을 다하는 그들, 천성이 맑아서 사람을 좋아하는 그들, 유적지 어디에서나 맑고 호감을 가진 미소로 환대해 주는 그 선량한 사람들이 미소짓게 한다. 이렇게 멋진 여행을 함께 할 수 있게 해준 해초 여러분들, 성인 같은 넉넉함과 순발력 있는 재치와 설명으로 끊임없이 웃게 해주는 씽 가이드님, 내 눈의 안경 같이 말없이 어디서나 챙기고 배려해주는 마음 따뜻한 한주영 팀장님, 그리고 여행 내내 한 식구가 되어준 고맙고 배려깊은 우리 선생님들, 모두 모두 감사합니다. 북 인도 여행을 마무리 하면서, 생각지도 않았던 또 하나의 여행 버킷을 덤으로 얻은 것 같아서 그 또한 의미가 깊다. 그 맛난 음식들과 그 멋진 문화를 다시 만나러~~~ 자! 이젠 남인도로~~~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
작성자 | 나*주 |
---|---|
작성일 | 2023.02.27 |
안녕하세요. |
이전글 | [혜초인도기행1] 오색찬란,북인도 9일 |
---|---|
다음글 | [혜초인도기행1] 오색찬란,북인도 9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