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날 아침. 붉은 산장, 수정같은 보우호수에서 우리 일행은 서먹한 분위기를 풀었습니다. 이어서 "몸풀기 코스" 월콕스페스에 올라 로키계곡의 아사바스카 빙하를 바라 보면서, 앞으로 시작될 여정을 기대하고, 오후에는 설상차로 아사바스카 빙하에 올라 빙하수도 마셔보고 사라져가는 빙하를 아쉬워하며 사진도 찍었습니다.
다음날. 붉은 지붕위에 "멀린레이크"가 랜드마크 되어 있는 보트선착장과 작은 유람선, 물안개 핀 멀린호수에서 볼드힐 트레일이 시작되었습니다. 뾰족뾰족하고 매력있는 릿지불 나무 군락 사이를 걸어 오르며 일산의 두분 여사님께 사진을 찍어 드리는 것으로 친해지고, 마지막 저녁식사 때의 막걸리 한잔은 지금도 그립습니다. "여사님들 건강하시고 여행도 많이 다니세요!"
마지막 볼드힐 능선에 올라서서는 웅장하게 펼쳐진 멀린 케니언과 협곡 아래 아득한 멀린호수를 조망하며 환호했습니다.
3일째. 파커리지를 걷고 또 걸어 올랐습니다. 능선 너머에는 서스케쳐원 빙하와 병풍처럼 펼쳐진 웅장한 암봉과 케니언, 협곡 그 아래 손에 잡힐듯 페이토호수는 장관이었습니다.
4일째. 요정이 나올 것 같은 에메랄드호수 옆을 지나 3km 정도의 평지를 빙하수 나무다리, 돌다리, 없어진 길도 찿아가며 요호 국립공원의 숨은 보석같은 에메랄드 트레일을 시작했습니다. 오르고 또 올라 능선 정상에는 기다렸다는 듯이 조그마한 요호호수가 있어서 그 당시 호칭으로 병만형님(윤박사님)은 벤치에서 점심드시게 하고, 인연도 이런 인연이 없는 8월 몽골여행에 이어 이번 여행도 함께한 한사장님과는 땅바닥에 앉아 김밥을 맛나게 먹었습니다. 하산하는 동안에는 타카카우 폭포를 보면서 내려왔습니다. 최고를 꼽으라면 에메랄드 트레일이지요.
5일째. 빅토리아 여왕의 딸 루이스, 로키산맥의 진주라 불리는 루이스호수 옆, 산길 오르막 길을 오르면 산속에 미러호수가 감추어져 있습니다. 이름 그대로 암봉의 파노라마를 비추는 미러호수를 옆으로 끼고 돌면 흙 절벽을 마주하게 됩니다. 절벽의 좁은 흙 길을 지그제그로 오르면 비로소 빅하이브 정상입니다. 빅하이브 정상에서 내려다 보이는 에메랄드빛 루이스호수와 하얀 호텔이 손에 잡힐듯 내려다 보입니다. 빅하이브 정상에서 루이스호수와 호텔을 배경으로 버킷리스트 사진도 찍었고 앞으로 살 날은 행복하자고 다짐도 했습니다.
마지막날. 텐피크 조망을 위해 아침 일찍 만난 모레인호수는 내마음 속에 구체구 이후에 가장 아름다운 호수가 되어 있습니다. 모레인호수를 배경으로 찍은, 격의 없이 대해준 윤박사님과의 사진 한장도 소중합니다. 리치벨리의 오르막을 열심히 걷고 또 걸어 능선에 도착했을 때, 은사시나무 군락의 노란 단풍과 야생화가 지천이었을 탁트인 평원과 능선이 로키의 색다른 한 장면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 주위를 웅장하게 둘러쳐진 열개의 암봉은 덤이 었고요.
다시 그 앞을 가로막고 서 있는 센티널페스, 그 페스를 열심히 올라가는 깨알같은 트레커들이 지금도 눈에 아른거립니다.
힘은 들었지만 오래전부터 마음속의 여정이었고 만족스럽습니다.
볼거리 먹거리 잠자리 불편함 없이 똑소리 나게 처리하고, 똑소리 나게 리드하신 윤경희 가이드님 감사하고 존경합니다.
우리팀 불편하지 않게, 우리팀 도움주기 위해서 동분서주하신 나영제님 감사합니다.
서로 배려하고 양보하고 걱정해주던 20명의 동료 선배 후배님들께 일일이 인사드리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여러분과 함께한 멋진여행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안밖으로 어렵지만 건강과 행복 기원합니다.
술도 못해 존재감 없었고, 뒤쳐지면서도 영상 만들욕심에 사진기들고 분주하기만 했던 구** 김** 부부입니다. 다른곳에서도 함께 했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