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년 11월 안나푸르나 토롱패스에 다녀왔습니다.
히말라야는 처음이지만 5천미터급의 고산을 경험해보고 싶었습니다.
처음 예약시에는 신청인원이 10명 근처까지 다가갔다가 4명까지 빠졌습니다.
한국에서 인솔자 없이 가야 한다는 담당자 말에 살짝 불안하기는 했습니다만,
신청인원이 4명임에도 일정을 진행해주는 혜초에 감사함을 느끼며 출발했습니다.
같이 간 일행중 한분은 4명밖에 안되는지라 음식도 한식이 안나올줄 알았다고 했는데,
음식이나 가이드, 포터 등은 인솔자와 함께한 트레킹과 전혀 다를 바가 없었습니다.
음식의 경우에는 생일을 맞은 분을 위해 따로 미역국을 차려내는 등 여러모로 배려를 많이 해준 느낌을 받았습니다.
토롱라를 넘은후 나온 염소수육과 염소갈비는 정말이지 냄새가 하나도 안나고 야들야들 맛있었습니다. 누군가 혜초로 가면 황송한 기분이라고 했는데 정말이지 딱 그말대로였습니다.
가이드 지번도 처음부터 끝까지 일행을 꼼꼼하게 보살펴주였습니다.
충분히 의사소통을 할만큼 한국말을 잘해서 힘들때마다 유머러스한 태도로 우리를 웃겨주었고,
때로는 철학자의 풍모를 보이기도 해서 우리 일행은 내내 지번선생이라고 불렀습니다.
원칙을 지키는 지번선생의 성격덕에 매일매일 혈중산소농도를 재고 건강상태를 점검받았습니다.
이리 꼼꼼하여 같이 가신 일행분중에 내년에 임자체를 계획하고 계신분은 다음에도 꼭 지번선생이랑 함께 하고 싶다고 하실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산행 일정이 좀 루즈하다고 생각했으나, 좀솜에서 포카라까지 가는 비행기를 간신히 타고 난 후 생각이 바뀌었습니다. 포카라까지 가는 비행기를 놓치면 12시간 이상 짚차를 타고 비포장에 낭떠러지 길을 가야 했습니다. 운좋게 비행기를 탄 탓에 여유있게 포카라 관광도 하고, 카트만두 타멜거리에서 즐겁게 쇼핑도 할 수 있었습니다. 여러번 히말라야에 오신 다른 분들도 이렇게 여유있게 관광하는건 처음이라고 좋아하셨습니다.
혜초에는 미안한 이야기이지만 4명정도의 소규모로 산행을 진행하니 여유롭고 한가하니 정말 좋았습니다. 4명이 각각 전혀 모르는 사람들인데도 말입니다.
혹시 한국인 인솔자가 동행하지 않아서 예약을 망설이시는 분들은 그냥 진행하셔도 대만족하실거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p.s. 토롱라를 넘는 마지막 날은 정말 춥습니다. 특히 스틱을 쥔 손이 동상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정도로 춥습니다. (폴라텍 장갑과 더미작스 벙어리 장갑 2겹을 끼어도 손이 시립니다) 장갑속에 넣을 작은 핫팩이든 뭐든 보온 장비 꼭 잘 챙기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