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크로드!
그 옛날을 거슬러 기다리며 가는 길. 생존을 위해 걷고 타고 이동하였던 뭍혀진 시간들. 바람과 돌과 물 그리고 만남. 헤아릴 수 없이 많았던 교류의 흩어진 시간 속에 피어난 문화, 누가 실크로드라 명명했는가.

히말라야 등정을 꿈꾸었던 시절에 알게 된 혜초여행사, 히말라야 6천고지를 다녀왔던 산행친구의 혜초여행사란 이름 속에서 혜초실크로드1편에서 8편 프로그램을 보았다. 공무원생활을 하면서 꿈꾸어 왔던 나만의 여행. 그것을 위해 '정년퇴직'의 고정관념을 버리고 '명예퇴직'이라는 카드를 든 순간이었다. 어디든 홀로 떠나보기로 하던 이 미묘한 순간에 만난 실크로드 프로그램, 나만을 위한 운명의 프로그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중국 서편지역, 삼국지에 등장하는 서로 차지하려던 각축지. 그러면서 문명을 꽃피워 온 역사의 길, 걸어 보아야 하는 것이 당연하지 않을까?

일정과 선호하는 지역이 달라 홀로 신청한 여행. 솔로가 아닌 솔로가 되어 그 날을 맞는다. 외로움과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 것이 나홀로 여행. 그러나 언제나 설레인다, 어떤 분들을 만나며 어떤 일이 있을까. 비행은 좁은 좌석에 불편하지만 미지의 도착지의 기대감은 최고이지 않은가. 서안, 천수, 난주, 가욕관, 돈황, 유원, 선선, 쿠무타크, 투루판, 우루무치, 익숙하지 않은 지역명에 9일간 2,500여키로미터 거리의 대장정을 시작한다.

병마용, 수 천 군사의 위용에 숨을 죽이며, 맥석산 석굴의 웅장함과 세속고뇌를 덜어주는 부처상에 고개를 숙이고, 황하석림의 울룩불룩, 들쑥날쑥한 자연의 위대웅장함이 펼쳐지는 풍광에 매료된다. 명사산에서 낙타를 타고 실크로드이 주인공이 되어 월아천 오아시스를 찾아 거침없이 뛰어 든다. 막고굴에서 다시한번 신비하고 불가사의한 불심의 세계를 경험하는 경건함 속에서 인간의 힘과 두뇌는 어디까지인가 생각해 본다. 쿠무타크 사막을 널 뛰듯 달리며 오금저리게 하였던 짚차의 매력에 빠져서 걸린 구름사이로 장관을 연출하는 일출을 보는 찰나, 세상사 그 무엇이더냐. 나는 잠시 사막을 촐랑이며 옛 투루판지역 소왕국 교하고성의 성주가 되어 본다. 이제 마지막 밤을 위그루족의 춤을 보며 맥주로 쌓인 먼지를 씻어 낸다. 마지막날, 우리의 백두산 천지에 비할 바는 못되나 새롭게 맞이하는 천산천지에서의 물빛과 설산, 그 산수풍광의 아름다움에 빠지며 발마지로 피로를 푼다.

자그마한 체구지만 예쁜 마음과 친절하고 속 깊은 그녀, 미소 미녀 김민희인솔자. 이쁜 얼굴, 사진 예쁘게 못찍어서 미안해요. 서안 장명철가이드에 이은 천수에서 우루무치까지 윤성룡가이드. 큰 체구에 중국인인 듯 아닌 듯 생각을 하게 할 정도의 생김새에 거짓말일지라도 믿음을 갖게 하는 카리스마 리드에 감사합니다. 한국에서 만들어 간 밑반찬, 지루할 때 쯤 시원한 맥주 한잔, 목이 탈 때 쯤 맛있는 과일 바구니. 만나면 반드시 쏠테니 대한민국으로, 대구로 놀러 오시이세이. 특히 솔로 여행을 무섭지 않게 해주신 최종관선생님과 사모님! 우연히 만나 정말 고마웠습니데이. 함께 한 여행동반자 여러분님들, 틈틈이 얘기중에 여행매니아분들임을 느끼며 고수분들이시어서 그런지 마음이 여유롭고 즐기시는 모습에 여행의 또다른 매력과 기술을 배워 갑니다.

낯선 여행지에서 옛 선인들의 생활의 지혜와 방편을 배워 갑니다. 자유여행과 패키지의 또다른 구분과 사실을 느껴 봅니다. 천산천지 일출프로그램을 하면 어떻겠느냐는 의견에 많은 사람들로 인한 줄을 서야 하는 등 불편이 있었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고민에 들어 갑니다. 다시 1편이냐 2편이냐 3편이냐 4편이냐 5편이냐 6편이냐 7편이냐 8편이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