짧은 일정이다.
가벼운 마음으로 몽골트레킹에 나서다.
지구촌 곳곳을 제법 다녔지만 몽골은 처음이다.
트레킹, 몽골 문화체험, 몽골 음식으로 후기를 써볼까?
●우선 트레킹.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된 테를지 국립공원에 있는 두 산을 가다.
1. 엉거츠산 트레킹 (2085m)
처음부터 급경삿길이지만 다리는 좋아하다.
깊은 숨을 내쉬려 돌아서면 툭 터진 시원한 풍광이 내게 달려들어 절로 감탄사를 내지르게하다.
멋지군^^
산 능선을 따라 붉게 물든 키 작은 나뭇잎과 수 많은 야생 버섯들이 즐비하다.
아빠의 캐리어에 업혀 온 다섯살 온유가 오소리가 좋아하는 버섯이라고 내게 가르쳐주다.
ㅎㅎ 귀여운 녀석.
정상 부근과 하산 길에서 만난 몽골에델바이스와 야생화들.
봄. 여름엔 정말 꽃동산였을 거 같아 상상만으로도 황홀해지다.
2.체체궁산 트레킹(2256m)
오호~~ 이런 독특한 길이 있나?
밀포드, 파타고냐, 산티아고, 뚜르드몽블랑, 잉카트레일, 그레이트 바이칼,그랜드캐년 등등의 트레일을 열심히 걸어다녀봤지만 이런 길은 처음이다.
잣나무와 잎깔나무 등의 침엽수림이 그늘을 만들고, 그 아래 그들의 바늘잎으로 길을 뒤덮고 있다.
푹신함이 발바닥에 그대로 전달되니 무릎관절이 웃는다. ㅎㅎ
완만한 경사여서 걸음은 가볍지만 여기 저기 작은 물웅덩이와 엉망으로 짓이겨진 질퍽길, 꼬마요정 트롤이 나올 것 같은 이끼 낀 너덜길, 등산화 바닥이 잠기는 습지, 쓰러진 통나무를 몇 개나 넘었는지 모를 길.
눈에 보이지 않는 길을 가는 거라 난 천천히 흥분된 마음이 되다.
한 마디로 단정 지을 수없는 묘한 길들이 얽히고 설킨 이 트레일은 지구촌 어디에서도 걸어 본 적이 없기에.
나 혼자 감동 받나?
아니 아이의 아빠도 이 길이 아주 이국적이라 표현했다.
독특한 길이라는 거다^^
경사도도 완만한데다 길 자체의 매력이 어마한 이 길은 트레킹 초보 지인들에게 꼭 권하고 싶은 길이라 생각되다.
게다가 체체궁산의 정상 부분은 새 모양을 한 바위들의 형상이 마추픽추의 콘돌바위가 절로 생각나고^^
이 거구가 휘청거릴정도의 센 바람은 파타고냐의 바람을 기억나게하니 내겐 참 의미있는 바위산으로 기억될 것을 안다.
금상첨화라면 두 번의 트레킹 중 먹은 점심 도시락이다.
저마다 편한 자리에 앉아 도시락을 펴고,
가을소풍을 온 느낌에 혼자 동심에 푸악~~젖었나?
ㅎㅎㅎ
길게 남겨 온 문화체험과(게르체험, 승마체험, 민속무용공연, 몽골의 사원)
음식 이야기는(허르헉, 말.소.양의 샤브샤브, 몽골찐만두, 양갈비 정식) 생략하자.
짧은 일정, 넘나 긴 후기는 지겹다.
그냥 트레킹 이야기를 주인공으로 하자.
그래도 내 수첩에 남아있는 이야기는 오래 기억될 테니깐.
몽골트레킹.
내겐 그 트레일이 기대 이상이었다.
독특하고 멋짐^^
그외의 다른 말은 필요없다.
있는 그대로 아름다운 테를지 국립공원.
지금은 가을이 더 깊었겠지?
드문드문 자작나무의 노란색으로 흔들리며~~
몽골 민속공연을 아주 즐거워한 트레킹친구와 선한 웃음을 지닌 이번 팀의 사람들.
모두 건강하기를 바라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