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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세상 끝까지]프랑스길 완주(800km) + 피니스떼레/무씨아(125km) 46일
작성일 2024.05.31
작성자 최*금
상품/지역
산티아고/도보여행산티아고/세계의 길
<46일간의 여정이 다 좋았더라!>

생장에서부터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34일간 800km의 여정을 마치고 우리는 피니스테레와 무씨아를 5일 더 걸었다. 그래서 걸은 거리는 총 925km 이다. 1,000km에 가까운 거리를 걸었다고 지인들에게 호들갑을 떨었더니 그들은 AI로 트로피를 만들었다..

고원을 걸을 때도 좋았지만 콤포스텔라에서 피니스테레로 가는 길.. 90km의 여정이 다 좋았더라. 땅끝인 피스테레를 걷고 무씨아까지 30km. 대서양을 마주하는 세상끝으로의 도보순례는 끝이 났다. 처음 생긴 프로그램으로 장장 39일간의 도보순례였다.. 해가 나서 좋았고, 비가 와서 좋았고, 바람 불어 좋았고, 그저 그래서 좋았다.. 다 좋았더라.

우리들이 가져온 아집 고집 집착 사랑 이별..
아마도 고스란히 되가져갈 테지만..
그래서 밉기도 하고 두렵기도 하고
안쓰럽기도 한 인생이지만..

어쩌겠는가. 땅끝까지 왔다고 해서 바뀌겠는가..
순례길 걸었다고 해서 바뀌겠는가..
그래도 바꾸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인 것을..

대서양은 비를 뿌리고 있었다.
예전의 쨍쨍한 햇살을 숨기고 바람만 보내고 온통 안개비 속에 감춰져 있었다. 하더라도 좋더라..

유칼립투스가 허물을 벗는 숲길을 걸을 때면
숲에서 나는 아로마 향기가 좋았고
올리브나무 숲을 걸을 때는
반짝이는 은회색의 그 빛깔이 좋았더라..

아침마다 파란 눈 뜨고 반짝이는 물망초들
새벽이면 어젯밤 흥취가 남아 있는 달맞이꽃
우리의 골담초 비슷한 서양 골담초들
노란꽃으로 깔린 그 길들을 잊을 수가 없다.

땅끝으로 가면 모든 게 용서된다.
오르막길도 나를 힘들게 했던 내리막길도
이젠 다 용서가 된다. 우리들의 하얀 서양 봄맞이 꽃들이 여전히 빛나고 있다. 이들의 이 환영식을 어찌 잊겠는가..

나만을 위한 꽃다발을 모퉁이 모퉁이마다
준비했다가 던져주는 것 같았다.
디기탈리스 저 보라꽃들은 또 어쩌구..
우리에겐 화초인데 여기서는 다 길가에
맘대로 피어나는 꽃들이다. 캐모마일의 향기를 지천으로 피어있던 메세타의 라벤더를 어찌 잊겠는가.

무씨아 가는 언덕이 길어서 걱정했지만
생각보다 잘 내려와서 대서양을 마주한다.
참 잘 해냈구나. 끝내 걸었구나. 초가을의 선선한 기운이 숲에 바닷가에 가득했다.

여기는 세상의 시작점이다.
네게로 가는 첫걸음이다.

무씨아의 흔들리며 피어있는 들꽃사진 찍느라고 점심을 걸렀다. 저 바르르 떠는 작은 꽃들이 토끼풀이 아니고 아르메리아이다.. 예전엔 마을이었을 돌담들이 즐비하다.. 끝까지 우리를 즐겁게 해주던 들꽃들아 안녕~

이런 길들을 걸을 수 있도록 물심양면으로 도움을 주고 걱정해주던 스텝진의 눈길을 오래 기억하리라. 피레네를 넘을 때, 때아닌 폭우에 천근만근이었던 발걸음을 재촉해주고 성당의 미사시간을 안내하던 그레곰 이주현 선생, 마지막 주자로 알베르게 도착하기까지 기다려준 혜련 선생, 시작점과 끝을 자상하게 안내하고 간혹 특식으로 만들어주던 맛있는 저녁을 잊을 수 없는 윤상무님 모두 고마웠어요.

나중에 합류해서 자상하게 안내해 준 류동희 선생의 노고도 잊을 수 없어요. 하마터면 포기해서 돌아갈 뻔한 친구도 있었지만 끝내 다 걸어낸 팀원 31명 모두 감사하고 고마울 뿐입니다. 이제 세상으로 각자의 까미노길을 걸어가겠지요. 하더라도 땡볕 속의 메세타를, 내내 비가 오락가락 하던 갈리시아를, 특히 뿔뽀를, 깔리모초를 잊을 수는 없겠지요. 모두 감사했어요!
평점 5.0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정보
작성자 윤*희
작성일 2024.05.31

재작년 봄

코로나가 한창일때

40일 완주팀으로 까미노를 걸으셨죠

 

길이 끝나는가 했더니

다시금 길은 이어져서

올 봄 또 한번의 까미노, '세상 끝까지' 걸어내셨네요

 

지인들의 솜씨가 대단한걸요

트로피가 정말 멋집니다 ^^

 

소중한 후기 감사드리며

혜초포인트 15000점을 적립해드립니다.

 

-길잡이 윤익희 올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