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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미서부 그랜드 서클 3 <그랜드 캐년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 홀슈 벤드>
작성일 2017.11.02
작성자 서*도
상품/지역
트레킹미국/캐나다


 

 

오늘 일정은 일출을 보고 브라이트 엔젤 트레일의 구간트레킹을 한후 홀슈벤드를 보는 것이다

그랜드 캐년 내 숙소인 야바파이 롯지에서 자고 새벽 5시 50분 숙소를 나섰다

시차적응이 아직 되지 않은 탓에 새벽 한두 시 경이면 꼭 잠이 깨어 뒤척거리지만

나날이 새롭게 접하게 될 풍경에 대한 설렘은 수면부족을 거뜬히 충족시키고도 남는다

 

10월 2일의 일출 시각은 6시 23분이었다

 

 

여명에 어둠의 장막을 벗고 깨어나는 그랜드 캐년이 깊은 속까지 샅샅히 붉은 홍조를 띄고 있다

 

 

어제 림 트레킹의 마지막 지점인 매더포인트(Mather Point)에서 바라본  일출 모습

 

 

 

 

 

 

새벽 찬공기에 여윈잠을 떨쳐내며 십여 분 기다린 보람이 있어 일출의 장관을 무난히 대한다

그랜드 캐년의 일출을 알현하는데 삼대의 적선은 전제조건이 아닌 것 같았다

아무런 방해도 받지 않고 이렇게 내가 잘 볼 수 있었으니....

 

 

 

 

 

 

일출을 본 후 바로 브라이트엔젤 트레일헤드로 이동해 하이킹을 시작한다

조식은 하이킹 도중 준비한 샌드위치로 대신할 예정이고

12시까지 브라이트엔젤 롯지에 도착해야했기에 주어진 하이킹 시간은 5시간 정도였다

 

 

 

어제 림 트레일을 걸을 때 메마른 지역과는 다르게 녹색의 숲으로 우거진 지역이 눈길을 끌었다

예전 인디언들이 살았던 인디언 가든(Indian Garden)인데

다섯 시간 동안 인디언 가든까지 다녀오리라 생각하며 발걸음을 재촉했다

왕복 16 km, 고도차 900 m 이상을 먼저 내려선 후 일반산행과 반대로 후반부를 올라서야 한다는 게 조금은 신경쓰였지만....

 

 

 

Bright Angel Trail

 

 

그랜드캐년 빌리지의 콜브스튜디오 바로 옆에 위치한 트레일헤드, 고도 2085 m에서

12.6 km 떨어진 콜로라도강에 이르기까지 고도차 1,360 m이며

그랜드 캐년 트레일 중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찾는 트레일이다

 

 

 

 

< 브라이트엔젤 트레일, 적색선 >

 

< 트레일헤드, 2085 m >

 

트레킹 시작 시각이 7시 경이었다

 

 

< Upper Tunnel, 2067 m >

 

0.3 km 지나 처음 만나는 터널이다

트레일은 완만한 경사를 이루며 아주 잘 다져져 있고 비록 절벽을 깍아 만든 트레일망정

노새(mule)가 다니기에 충분할 만큼 노폭도 넓다

 

 

< Lower Tunnel, 1905 m >

 

1.3 km 지점에 두 번째 터널을 통과한다

 

 

 

Lower Tunnel를 빠져나오면 스위치백 구간이 한동안 이어진다

 

 

 

인디언 가든까지 걸어야 할 길이 어떻게 뻗었는지를 처음 찾는 이방인에게 알려주듯 눈아래 훤히 펼쳐져 있다

이 길을 즈려밟고 가겠노라고 마음을 공글린다

 

마음이 급하니 오른쪽으로 3-mile resthouse가 지척인 것처럼 보여 몇 발짝 훌쩍 뛰넘으면 닿을 듯하다

하지만 실제 4.8 km나 떨어진 곳이다

대자연 속에 인간의 눈은 언제나 거리를 판단하는 능력을 상실한다

 

 

 

< 1.5-Mile Resthouse, 1745 m >

 

2.4 km 지점에 처음으로 식수를 구할 수 있는 resthouse가 있고 화장실도 마련되어 있다

 

 

 

 

 

 

 

< 3-Mile Resthouse >

 

2.4 km를 더 줄여 4.8 km 지점의 3-Mile Resthouse에서 처음 휴식을 취한다

조식으로 준비한 샌드위치를 먹고싶은 생각이 없어 스포츠 바 한 개와 물만 마신다

 

그랜드캐년 트레킹은 일반산행과 오르고내림이 정반대이다

따라서 체력이 떨어지기 시작하는 후반부가 오르막길로 변한다

또한 콜로라도강 쪽으로 내려갈수록 기온이 높아지는데 고도가 낮아지는 탓도 있지만

주원인은 협곡 안에 갇힌 복사열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에 더 더워지는 것이다

따라서 림(rim)보다 콜로라도강 주변은 10도 이상 기온이 높기도 한다

이런 사실을 모르고 일반산행 하듯 당일치기로 내려왔다 올라가려는 사람들이 빈번히 탈진하여 사고를 당하기도 한다

그러니 일반산행 때보다 더 자주 쉬고 물을 충분히 마시고 에너지를 잘 보충해야 하는 이유이다

 

 

 

 3-Mile Resthouse를 지나며 스위치백 트레일이 이어지며 고도가 제법 가파르게 떨어진다

이렇게 자꾸 내려만 가다보면  결국 나락의 심연으로 떨어져버릴 것만 같은 느낌이 간혹 들기도 한다

고도가 떨어진 만큼 나중에 다시 이길을 올라와야 한다고 생각할 땐 갑자기 맥이 탁 빠지는 기분도 없지 않았다

 

 

 

아침 햇살을 받아 밝게 빛나는 이십억 년의 지질학 교과서는 그 방대함에 있어 역시 상상을 초월할 만큼 너무나 어마어마했다

 

 

 

하이킹 시작 두 시간이 조금 지났을 무렵 그동안 이어지던 절벽 사면 지형이 사라지고

다소 평탄한 지역으로 바뀌더니 트레일 주변으로 숲지대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어느덧 오늘의 목적지 인디언 가든에 가까워진 것이다

 

 

< 인디언 가든 >

 

Indian Garden,

원래 하바수파이(Havasupai)인디언들의 거주지였다

즉 브라이트엔젤 트레일은 연중 식수를 구할 수 있는 이곳을 오가던 인디언에 의해 만들어진 길이다

하지만 1903년 이곳을 방문한 루스벨트 대통령이 국립공원을 만들기 위해 그들을 쫒아냈다

현재 캠핑장과 파크레인저(Park Ranger) 사무실이 있다

 

 

 

인디언가든에서 기억에 남는 점이 있다면 시원한 식수도 좋았지만 화장실이다

화장실 시설이 결코 고급진 것은 아니었지만 변기에 앉았을 때의 느낌이 특이했다

어디서 생겨난 것인지 모를 미풍이 엉덩이를 아주 부드럽고 감미롭게 어루만지듯 불어왔다

시원한 쾌변은 그 덤이었다

 

 

 

인디언 가든의 고도가 1160 m이니 트레일헤드의 2085m에서 7.2 ,km를 걸어 고도를 925 m 낮춘 것이다

하산에 2시간이 조금 더 걸렸다

잠간 휴식을 취한 후 다시 오르기 시작한 게 9시 20분 경이었다

데드라인 12시를 맞추려면 2시간 40분만에 다시 올라가야 했다

 

 

 

 

 

 

 

아래에서 그랜드캐년을 바라보는 풍광은 윗쪽 림에서 내려볼 때의 모습과 판이했다

이십 억 년의 연대기를 대변하는 지층들이 하나도 빠짐없이 아주 상세하게 그 모습을 드러내고 있었다

타임머신을 타지 않고도 직접 두 발로 걸어서 그것도 단시간에 이십 억 년의 시간여행을 할 수 있는 곳이

지구상에 많지는 않을 것이다

 

 

 

 

 

염장을 질러라

쎄빠지게 헉헉거리는 사람앞에서,,,,

 

 

 

노새(mule)는 암말과 숫당나귀 사이의 교배종이다

암당나귀와 숫말 사이에는 생기지 않는다, 숫말의 취향이 고급져 작고 못생긴 암당나귀를 타지 않으니 그런 것이다

노새는 힘이 세고 영리하다고 한다

 

 

 

 

 

지난 일이지만 인디언 가든 정도에서 아무리 맛이 없더라도 샌드위치 조식을 먹었어야 했다

먹은 만큼 걷는다는데 아침도 먹지 않고 힘을 썼으니 오름길이 고역의 길이 된다

 

 

 

올려보는 시야보다 내려보는 시야가 점점 더 넓어지는 게 꽤 고도를 올렸다

허기는 스포츠 바로 때우고 배는 물로 벌컥벌컥 채운다

시간이 지날 수록 보행 속도가 점점 느려지는 거야 당연했지만

12시를 맞추기 위해 쉬는 시간을 최대한 아꼈다

 

 

 

 

 

 

 

사진 중앙 숲이 우거진 곳이 인디언가든이다

쎄빠지게 한참을 걸었는데 바로 코앞인 것처럼 보이는 순간 다리힘이 쭉 빠지는 느낌이었다

 

 

 

< Big Horn Sheep >

 

 

 

인디언 가든이 점점 더 멀어지는 만큼 난 목적지에 가까워지고 있다

 

 

 

 

 

이 터널을 통과하면 300 m밖에 남지 않았다

 

 

< 브라이트엔젤 트레일헤드 >

 

피니쉬 라인 도착.

16.3 km, 고도차 925 m를 4시간 40분만에 내렸다 올렸고

데드라인 12시를 20분 전에 맞췄다

이십대도 아닌데 시간에 쫒겨 마음이 앞서다 보니 다소 무리한 하이킹이었다

 

 

 

1. 브라이트엔젤 트레일(15.3 km)

2. 사우스카이밥 트레일(11.3 km)

3. 노스카이밥 트레일(22 km)

 

콜로라도 강변의 팬텀랜치(Phantom Ranch)예약은 일년 전에 해도 하늘의 별따기만큼 어렵다

만약 노스림이 폐쇄되기 전인 구월 말이나 시월 초에 팬텀랜치 예약이 된다면

노스림에서 시작하여 노스카이밥으로 내려와 사우스카이밥이든 브라이트엔젤을 따라

사우스림으로 올라가는 림투림(Rim to Rim)을 제대로 한번 해보고 싶다

더 늙기 전에 내년이 힘들면 내후년에라도 팬텀랜치 예약만 성공하면 만사를 제쳐두고라도 갈 것이다 !!!

 

 

 

 브라이트엔젤 롯지에서의 중식

 

 

 

 

 

 

이스트림 (East Rim)

 

중식 후 차량을 타고 이스트림의 데저트뷰(Desert View)로 간다

 

 

< Watchtower >

 

데저트뷰 와치타워(Desert View Watchtower).

1932년 메리 콜터(Mary Colter)에 의해 건축된 원통형 4층 건물인데

Hopi House, The Lookout, Hermit`s Rest, Phantom Ranch, Bright Angel Lodge 등도 콜터의 설계로 지어졌다

고대 푸에블로 인디언들의 와치타워를 모형으로 만들어졌는데 외관상 언뜻 경주의 첨성대를 옮겨 놓은 듯한 모습이다

 

 

 

 

 

 

와치타워에서 내려본 그랜드 캐년

2,330 km를 흘러내리는 콜로라도강

인디언말로 콜로라도는 붉다는 의미이다

강물이 원래는 붉은 황톳빛이었지만 상부에 글렌캐년 댐이 만들어진 후 현재는 그다지 물빛이 붉지는 않다

 

 

 

 

 

햇살에 눈이 부셔 고개를 살짝 비꼈다

데저트뷰 와치타워를 본 후 2시간 30분 거리의 페이지(Page)로 이동한다

 

 

 

Horseshoe Bend

 

 

콜로라도강의 침식작용으로 만들어진 것으로  강물이 270도 회전하여 돌아나가는데

전체적 형상이 말발굽 모양으로 생겼다

 

 

 

주차장에서 1.2 km 정도 떨어져 있다

저멀리 푹 꺼진 곳 앞에 사람들이 모여있는 게 보여 단번에 저곳이 홀슈벤드란 걸 알 수 있다

 

하필이면

도착한 시각이 해질 무렵이었다

역광 때문에 사진을 제대로 찍을 수가 없다

홀슈벤드는 새벽이나 아침에 가야 사진 찍기에 좋다

초행이다 보니 이런 줄 알기나 했간디........

 

 

 

전망대 고도가 1300 m, 콜로라도강이 980 m

따라서 절벽의 낙차가 320 m이다

콜로라도 강물에 의해 자그마치 600만 년간 침식되어 형성된 만큼 그 깊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세계 어디를 가나 중국인이 많지만 홀슈벤드에는 중국공항의 벽면 사진으로도 소개되어 있어 중국인이 대부분이었다

겁이 많은 사람은 주변에서 서성거리고 겁이 없는 놈은 가장자리에서 논다

 

 

천지도 모르는 놈은 아예 가장자리에 걸터앉아 셀피도 찍는다

 

 

 

 

 < Lake Powell Resorts & Marinas >

 

페이지에 도착해 중식당 Mandarin Gourmet 에서 석식 후 Glen Canyon National Recreation Area내 위치한 리조트에서 일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