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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티벳 쓰구냥산 따구냥봉(5,038m) 등정 6일
작성일 2017.11.16
작성자 서*희
상품/지역
트레킹중국

5038m
처음으로 떠나보는 5000m 높이 이상의 트레킹이다.

산악회 회원으로 부터 한달여 전 아는 지인과 여름에 갈 트레킹 예약한다는 이야기로 시작하여 알게 되었는데 익히 들어왔던 지명도 아닌 낯선 곳이었다.

몇번의 망설임 끝에 출발 2주전 '가자'로 결정을 내렸다.

서울지역이 아닌지라 여행 기간은 서울까지 왕복 시간을 포함하면 하루가 더 걸리는 셈이다.
하지만 늘 있는 일이 아니라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는 생각으로 출발을 했다.

공항에 일찍 도착하여 우리와 마주하게될 가이드와 일행과 함께 수속을 마치고 성도행 비행기에 올랐다.

정말 떠났구나.

성도에서 하룻밤을 머문후에 최종 목적지인 쓰구냥을 향해 버스로 산을 넘었다. 넘는 도중 길가에 늘어선 차들과 함께 넓게 펼처진 야생화 들판을 마주했다. 감탄사 연발

일륭산장에 도착 한 후 다음날은 고산 적응을 위해 가까운 라마사 사원 주변 장평구트레킹이 있었다. 가는 길에 우리가 목적한 먼발치에 보이는 설산을 보며 감동, 길을 따라 있는 계곡의 시원한 물소리를 들으며 감동, 적응 훈련은 여기까지

혜조에서 준비한 찬들과 함께 마련된 식사를 마치고 진짜 산행을 위한 마음의 준비를 했다.

공사중인 곳이 많은 마을을 지나고 길을 따라 쓰구냥 산 출입구.
우리팀 트레킹을 위한 수속을 하는 시간 기념 촬영과 단체 사진을 찍었다.
인제 진짜 시작이다. 공원 입구에는 손님을 기다리는 마부들도 많이 있고 멀리 쓰구냥 설산이 눈길을 머물게 했다.

따뜻한 봄날씨같은 날이라 볕을 잔뜩 받으면서 해자구 능선을 따라 걸었다.
지천으로 깔린 야생화들이 이곳에서도 우리를 맞는다. 멀리 우리가 들렀던 휴게소? 비슷한 곳도 보이고....중간에 현지에서 준비해준 간식과 주먹밥도 단체로 나란히 앉아서 먹는다.

이날의 목적지는노우원자 1차 베이스캠프
먼발치서 버섯 지붕처럼 노랗게 보이는 텐트를 지나서 대해자까지 걷는다.
특별하지 않지만 이렇게 높은 곳에 펼쳐진 커다란 호수가 나를 맞는다.

쓰구냥에서의 비박
국내에서 하는 비박보다 훨씬 편하다. 짐도 없고 밥도 하지 않고, 베낭도 무겁지 않고...
공통점이 있다면 세면과 용변에서 자연인이 되는것.

이른 저녁을 먹고 일행과 좁은 텐트안에 모여 차와 수다를 떨며 시간을 보낸다.
어느덧 다음날
밤새 고소가 심하게 온 한분은 마부를 불러 하산을 하고, 반면 에너지 충만 다른 팀은 단번에 쓰구냥까지 오른다며 일찍 짐을 꾸린다.

이도저도 아닌 나는 자연스럽게 가이드의 일정대로 움직인다.
도시락 간식 챙기고 짐도 챙기고....과도영 2베이스 캠프를 향해 쉬엄쉬엄 출발한다.

사진도 찍고 지나가는 야크 떼를 보면 한없이 걸어가다. 점심을 위해 조금 긴 휴식
어제는 참 맛있던 주먹밥이 오늘은 별로다. 주는 밥도 같은 식단과 피로에 지친탓인듯 하다.
고도를 조금 높인 탓에 힘들게 베이스 캠프에 도착

날은 춥고 피로감이 몰려 온다. 제대로 씻지도 못한 탓에 더 힘겨운데 고소까지 몸속으로 들어온다.
절대 생기지 않을것 같은 입맛 떨어짐 현상이 나에게도 오면서 뱃속의 음식물이 기어 올라온다.

바람도 불고 내일의 일정을 소화해 낼 수 있을까 하는 두려움에 일직 잠자리에 드는데 밤새 비가오는지 텐트로 떨어지는 빗방울 소리가 요란하다.
'에휴, 갔다와서 이야기해주기로 했는데....' 나는 그 약속을 지킬 수있을까? 힘들기만 한데
새벽 4시 점호가 시작된다.

간단하게 누룽지를 마시고 베낭을 꾸려서 라이트를 켜고 출발.
나무는 하나 없고 너털 돌들만 쌓여있는 길을 한없이 오르다 보니 통이 튼다.
멀리 과도영의 베이스 캠프를 보면 '왔구나' 하는데 아직도 가야할 길이 멀다.

아이젠, 보온자켓, 털모자 모두 챙겨 왔는데 눈은 없고 바람만 불어와서 보온자켓 정도면 무난히 정상까지 오를 날씨다. 흐리고 이슬비가 와서 비옷은 필요.

어디까지 올랐을까? 다시한번 긴 휴식을 취한다. 100m전
베낭을 바닥에 풀어놓고는 무거운 걸음을 옮긴다. 먼저 정상에 오른 일행이 하산길에 힘내라며 꾀죄죄한 몰골 인증샷을 찍는다. 힘이 났을까? 숨을 돌리고 오르다 보니 정상이다.

와!!!!!!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찰칵,
눈속에 카메라 속에 남겨본다. 왔구나. 이젠 할 말이 생겼구나.
비오는 새벽에는 어떻게 갈 수 있을까 싶었는데....혼자가 아닐 때 유리한 상황이다. 함께 묻어 가는것.

하산의 발걸음은 가볍기만 하다.
현지 가이드랑 말할 시간도 주어지고, 여유를 부리며 앞장을 섰다.
우리가 온길이 이렇구나 하면서 휴게도에 들러서 꾹꾹 자리를 눌러주고, 이야기 섞어보지 못한 다른 여행자들과도 이야기를 나누면서 계속 걷는다.

그런데 가이드의 마지막 안내를 잘못 듣고는 잠시 알바.
선두로 하산할 줄 알았는데 산행의 진정한 맛을 느끼며 걷는 부족처럼 맨 꼴찌다.

여행은 새로운 장소, 새로운 사람. 새로운 경험과의 만남이고 부족한 문화적 향기를 채워주는 일이라고도 한다.
또한 성장이기도 하고,

쓰구냥 트레킹은 좀 더 넓으곳으로 트레킹의 시작이었고 특히 베이스 캠프에서 2박은 누구나 가질수 없는 특별한 추억이 되었다. 두려움에서 출발한 트레킹이었지만 여러곳을 지나쳐서 이곳에 오신 경험 있는 분들은 새로운 곳의 이야기 보따리와 자신이 겪었던 노하우도 전수해주었다.

중국어를 유창하게 했던 비슷한 또래에게서는 새삼 언어 공부의 필요성을 느꼈고, 연배가 많으신 아주머니는 예쁘다는 말로 우리를 부러워 했다. 몇 마디의 대화 없이도 함께 하는 덤덤한 노년의 브라더스, 시종 일관 즐거움을 잃지 않고 대화를 즐기는 연로한 동창들, 뽀얀 피부로 말하는 20대 청년들, 조용히 정을 나누며 추억을 만드는 부자, 혼자 놀기의 달인처럼 보이는 군복맨, 꽃중년이라 듣고 싶어 할 여유로운 명품맨, 즐거운 이야기로 침묵을 만들지 않는 그녀, 포터와 식사 준비 등 여행을 도와 주면 살아가는 동티벳인들, 가이드 일을 하면서 씩씩하게 살아가는 조선족과 함께 했다.

혜초와 함께 하여 그랬을까?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도 함께 하고 싶다.





 

평점 4.2점 / 5점 일정4 가이드4 이동수단4 숙박5 식사4
정보
작성자 문*현
작성일 2017.11.16

안녕하세요? 동행하였던 인솔자 문길현입니다.

소상한 후기를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시간이 흘렀지만 덕분에 저도 길 위의 순간들을 하나씩 다시 떠올리게 되었습니다. ^^

다음 여행떠나시는 분들에게 좋은 간접경험이 될 것 같은 생각이 듭니다.

상품평 감사드리며 감사의 뜻을 담아 혜초포인트 10,000점 적립해드릴 예정입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행복하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