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
제목 황산 서해대협곡+삼청산+무이산 4일/5일
작성일 2018.04.20
작성자 최*림
상품/지역
트레킹중국

여행은 장소와 시기를 잘 잡아야 한다. 물론 누구와 함께 하는가도 중요하지만.
그럼 황산/삼청산/무이산은 언제 가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답은 4월 중순과 10월 중순이다.

국내 산행도 이 때가 가장 좋지만 비가 많이 오기로 악명 높은 황산을 제대로 볼 확률이 가장 높은 때는 바로 이 기간 동안이다. 가이드는 일출을 보기 가장 좋은 겨울을 추천했지만 겨울 황산은 서해대협곡을 가지 않는다. 사실 겨울철 외에 황산에서 일출을 제대로 보기란 3대가 덕을 쌓지 않는 한 불가능하다는 얘기를 많이 들어온 지라 일출 정도는 가뿐히 포기하고 비만 맞지 않기를 바라면서 4월 중순으로 날짜를 잡았다. 혜초의 모객 현황을 봐도 4월 중순에는 항상 마감이 빨리 된다.

날짜 이외의 또다른 선택은 무이산에 갈까 말까이다. 많은 분들이 무이산을 그냥 지나쳐 버리지만 무이산은 나에게 각별한 애착이 있는 곳이다. 고속철이 놓이기 전에는 정말 가기 힘든 곳이었고, 내가 좋아하는 대홍포 차의 본고장이기 때문이다. 사실 나의 이번 여정은 무이산의 대홍포를 구입하기 위해서였다. 황산은 7년전에 이미 다녀왔고 여름에 갔는데도 예보와 달리 날씨가 맑아 연화봉 중턱에서 번개만 치지 않았어도 지금은 금지된 연화봉 등정까지 할 수 있었던 환상의 산행을 이미 했었던 것이다. 그래서 황산은 별로 관심 밖이었고 무이산과 삼청산을 가기 위해서 이번 여정을 잡았던 것이다. 일기 예보를 보니 무이산은 "비", 삼청산과 황산은 "화창함"이었다. 완전 횡재했다 싶었다. 최고의 계절에 최고의 날씨를 만난 것이다. 일행 중에 5대가 덕을 쌓은 분이 반드시 있었던 모양이다.

1. 무릉도원 무이산
꿈에도 그리던 대홍포의 본고장 무이산에 도착했다. 숙소 근처에 널린 찻집이 밤에도 성업중이다. 복건성은 차로 먹고 사는 동네이니만큼 예상은 했지만 도로변에 널린 대홍포 글자만 봐도 마음이 설렌다. 한국서 그토록 구하기 힘든 대홍포가 지천으로 널려있는 것이다. 대로변 찻집에 가니 참으로 난감하다. 대홍포 파는 집이 너무 많은 것이다. 어디로 들어갈까? 젊은 여직원 알바가 지키는 집은 무조건 패쓰하고 나이가 지긋한 사장같이 생긴 아저씨가 지키는 집에 "北斗 大紅袍" "奇丹 大紅袍" "水廉洞 大紅袍" 라고 쓰여진 박스통을 쌓아놓은 집이 보였다. 북두, 기단, 수렴동은 대홍포 산지를 말하는 것으로 산지에 따라 향이 다르고 가격이 다르며 위의 세군데 산지를 최고로 쳐준다. 내가 좋아하는 북두 대홍포를 달라고 하니 박스를 열면서 500그람당 600위안이란다. 헉, 한국 가격의 1/5 이다. 횡재다 싶어 북두, 기단, 수렴동 대홍포를 차례로 사면서 엄청 행복해했다. 찻집 사장님도 중국어 한마디도 못알아듣는 외국인이 무이산에 와서 북두, 기단, 수렴동 대홍포를 찾으니 신기해 했던 모양이다. 한참을 중국어로 설명해 주면서 차를 계속 우려 주면서 밤 깊은 줄 모르며 자기가 직접 채취하고 차를 볶는 TV 에 방영된 영상을 보여주며 자랑하는 것이었다. 알고 보니 주인장 사장님은 대홍포 명인이었던 모양이다. 무이산에서는 첫날밤은 이렇게 잠 못 이루고 지나가고 있었다.

2. 대홍포의 차향
다음날 무이산에 들어서는 순간 사람들이 요상한 향기가 난다며 수근대고 있었다. 꽃 향기 같기는 한데 꽃은 보이지 않고, 가이드는 설명도 아니하고 그냥 걷기만 한다. 계곡을 따라 걷는 동안 같은 향이 계속 나기를 멈추지 않았다. 너무나도 향기로운 숲속 계곡 트레킹이었다. 그런데 나에게는 많이 익숙한 향이다. 바로 대홍포의 차향이었다. 대홍포는 우롱차의 일종으로 무이산의 바위틈에서만 자란다. 한 때 멸종될뻔 했으나 높은 바위 틈에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3그루를 중국 정부에서 천연기념물로 보호하고 종자를 퍼뜨려 무이산 계곡에서 차농사를 짓고 있다. 재배에 성공해서 한 때 100그램에 10억원에 경매가 될 정도로 희귀한 찻잎이었지만 이제는 일반인들도 전설의 중국 국보급 차를 마실 수 있게 되었다. 무이산 바위틈에 살아남은 3그루의 대홍포는 24시간 CCTV로 감시되고 있고 이것을 채취하면 사형에 처한다는 얘기가 들린 적도 있다. 차향이 가득한 무이산 계곡은 힐링 그 자체였다. 계곡엔 물이 흐르고 바위엔 차나무가 자라고 관광객도 그리 많지 않고 그야말로 최고의 힐링 코스였다. 주자가 여기서 후학을 양성하며 무이산을 무릉도원이라 칭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생각된다. 정상에 오르니 무이산의 아홉 계곡이 내려다 보이고, 내려와서 땟목을 1시간 반이나 타면서 계곡 곳곳을 차향을 맡으며 유람하니 최고의 무이산 힐링이 되었고, 하루 종일 온다던 비는 한방울도 내리지 않았다.

3. 중국 5대 자연 절경 삼청산
무이산에서 본전을 이미 뽑았고 다음은 삼청산이다. 언젠가 "중국의 자연 절경" 이라는 책자를 구입해서 본 적이 있다. 중국의 5대 자연 절경을 뽑아 사진과 설명을 해 놓았는데 구채구, 황룡, 장가계, 황산, 삼청산 다섯 곳이었다. 구채구와 황룡, 장가계, 황산은 이미 다녀왔으니 이제 삼청산만 남은 것이다. 삼청산이 5대 절경에 포함되었다면 사람들이 의아해 할 것이다. 그러나 삼청산은 얼마 전에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으로 등재되었고 책에서 기술하듯이 "남에게 보여주지 않고 나만 숨겨놓고 보고 싶은 애인같은 산" 이라고 되어있다. 나만 보고 싶은 애인이라니 그 표현이 너무 적나라하지만 그만큼 보석 같은 존재라는 뜻이다. 날씨는 더 이상 좋을 수 없을 정도로 화창했다. 산에 삼림이 울창하여 산소가 넘쳐난다. 먼지는 전혀 보이지 않는 최고의 가시거리를 보여주었다. 사람도 별로 없다. 코브라 바위는 생각보다 규모도 크고 멋지다. 더 걸으니 앵? 여기가 황산보다 더 좋은 것같다는 느낌이 많이 든다. 상당히 여성적인 느낌이지만 웅장함은 황산같고 섬세함은 설악산 같으며 나무가 울창하여 산소가 넘치나고, 시야는 맑지 못해 눈이 부실 정도다. 이렇게 좋은 곳을 다른 여행사 상품에는 오지 않고 혜초만 오다니? 황금에만 눈이 어두운 다른 여행사들이 미워진다. 반면 혜초여행사는 예뻐보이고 한국에 이런 상품이 있다는 것이 자랑스럽게도 느껴진다. 삼청산은 말이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았다. 오르막 내리막도 적절히 있고 바위도 황산의 바위보다 더 기묘하고 산소는 넘쳐흐른다. 삼청산에 오지 않은 사람들은 후회하리라. 내겐 황산보다 삼청산이 더 사랑스럽다.

4. 중국 인민과 황산 서해대협곡
삼청산에서 본전의 두 배를 뽑은 뒤 마지막 황산이지만 나에게 트레킹은 이미 끝난 셈이다. 황산은 사진에서 많이 보았고 이미 다 둘러본 곳이다. 산 위 숙박은 처음이지만 별로 기대가 없었고, 서해대협곡도 걸어 내려갔다가 모노레일 타고 오르면서 이미 다 본지라 미련이 없었으며 일출은 주변에 봤다는 사람이 없어 애초부터 포기하고 있었다. 황산에 오르니 산에 사람이 많은 건지 사람 가운데 산이 솟은 건지 분간이 안될 정도로 중국 인민들이 넘쳐흘렀다. 시장에 북새통이 따로 없다. 인산인해 그 자체다. 확성기로 떠들어대는 중국 가이드를 따라서 수백명의 노란 모자를 쓴 중국 인민들이 밀어닥친다. 몇시간을 인민들에 떠밀려 다녔다. 반대편에서 오는 사람에게 어깨를 치이고, 옆사람에게 발을 밟히고, 확성기에 귀청이 떨어져 나가고, 잠시 쉬려면 담배 연기로 숨 쉴 수가 없으니 트레킹도 힐링도 아닌 그야말로 사람의 홍수 속에서 여긴 왜 왔나 싶었다. 날씨가 너무 좋아서 중국인들이 전부 휴가 내고 황산에 온 듯 싶었다. 연화봉 정상이 손에 닿을 듯이 맑게 보인다. 운해로 유명한 황산에 구름 한 점 없이 중국 인민들로 완전히 포장되어 있었다. 몇시간을 떠밀려 다녔던가? 서해 대협곡 입구로 가니 중국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제 살았구나. 지옥에서 탈출한 느낌이다. 솔직히 황산을 떠나 무이산과 삼청산에 다시 가고 싶었다. 서해대협곡은 혜초만의 코스로 알고 있었는데 가보니 그건 아니다. 여기가 열려있다는 소문을 들은 중국인들이 아주 가끔 보였지만 모두가 산을 사랑하는 사람들 같아서 반가왔다. 내리막 경사가 무척 가파르다. 내려간 만큼 올라가야 한다니 한숨이 나왔지만 올라오는 길은 황산 최고의 서해대협곡이 아니던가. 오르막은 경사가 더욱 가팔랐지만 잔도의 천재들이 만든 길이라 오르기 아주 좋게 잘 닦여있다. 대신 내려오는 중국인들과 계속 부딛치기 때문에 속도는 나지 않는다. 하지만 내려오는 사람들이 그리 많지는 않다. 무사히 호텔에 도착해서 내일 일출을 기다려본다. 내일 날씨는 또 맑음으로 일출을 볼 가능성이 크다고 한다. 호텔은 내일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소문이 퍼져 이미 초만원으로 빈 방이 하나도 없다고 한다.

5. 대망의 황산 일출
일출 모닝콜을 받고 밖으로 나가니 구름이 하나도 안보인다. 정말 일출을 볼 수 있나보다. 북해호텔에서 일출 보는 곳까지는 300m 정도여서 북해호텔은 항상 초만원이라고 한다. 날이 서서히 밝아오고 있었다. 사람들이 웅성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탄성으로 바뀐다. 어, 정말 해가 솟아오르는데 소 혓바닥 같은 것이 아주 붉게 솟아오른다. 한 1분만에 반쯤 솟아오르더니 둘그런 해가 완전히 솟아 오르는 장면이 아주 선명하다. 황산의 일출을 100% 정확하게 본 것이다!!! 이런 행운이 어찌 우리팀에게 왔을까? 황산에 10번을 온 사람도 못보았다는 일출을 본 것이다. 그것도 한 번 만에 보았으니 우리 팀에 10대째 덕을 쌓은 분이 있는 것이 분명하다. 어제 황산에 사람이 많은 이유가 있었다. 황산 일출을 볼 수 있다는 일기 예보를 듣고 중국인들이 몰려든 것이다. 역시 소문은 빠르고 중국인들은 더 빠르다. 케이블카를 타고 내려오니 올라가는 케이블카를 기다리는 인민들로 북새통이다. 가이드가 그러는데 이 정도면 3시간을 서서 기다려야 케이블카를 탈 수 있다고 한다. 하루만 늦게 왔어도 3시간을 서서 기다릴 뻔 했다. 그러나 우리팀은 최고의 운빨이 있다. 아무리 노력해도 운 좋은 사람 못 당한다더니 진짜로 그런가보다.

6. 천운을 받은 사람들
가이드 왈 이렇게 운 좋은 팀은 처음 본다고 한다. 황산 극성수기에 와서 기다리지도 않고 케이블카 타고, 화창한 날씨에 일출까지 보는 팀이 몇 년에 한 두 팀 있을까 말까 한데 바로 우리 팀이었던 것이다. 아무리 재산이 많고, 건강하고 친구가 많아도 하늘이 도와주지 않으면 제대로 된 여행을 하기 힘들다는 것을 여행을 좀 다녀본 사람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비록 알프스 3대 미봉이나 파타고니아 트레킹같은 황제 산행에 비하면 엄청나게 저렴한 가격이지만, 하늘의 도움을 받으면 세상의 부귀영화가 부럽지 않다는 것을 깨닳았다. 거기다 나는 무이산 대홍포 극상품까지 손에 넣고 비행기를 탔으니 작년의 옥룡설산 횡재에 이어 이번엔 황산/삼청산/무이산에서 횡재한 것이다. 혜초와 함께한 여정이 내게는 행운을 연속적으로 가져다 주었다. 앞으로도 계속 그럴까?
혜초의 무궁한 발전을 기원합니다.

평점 4.8점 / 5점 일정5 가이드4 이동수단5 숙박5 식사5
정보
작성자 김*아
작성일 2018.04.23

안녕하세요, 황산 담당자 김민아 입니다.

무이산/삼청산/황산에 가셔서 잊을 수 없는 좋은 추억을 많이 쌓고 오신 것 같아 담당자로서 기쁩니다.

날씨 운도 좋아서 황산 산위에서 일출도 감상하셔서 다행입니다. ^^

좋은 동행자와 든든한 가이드 화창한 날씨 삼박자 고루 갖춘 여행을 하시고 이렇게 생생한 후기까지 남겨주셔서 감사합니다.

다음에도 저희 혜초상품 많이 이용하셔서 좋은 추억 쌓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감사의 뜻을 담아 10,000포인트를 적립 해 드릴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