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월 1일 아침 7시 58분 나는 킬리만자로 정상 우후르 피크(5895m)에 올랐다. 이 역사적인 감동을 잊을 수 없어 귀국하자마자 후기를 쓰고 싶었다.
사실 처음에 ‘킬리만자로 등정 9’일 신청을 하고 나서도 내심 불안하고 두려웠다. ‘과연 내가 정상에 오를 수 있을까?’ 출발 전 팀장인 박진형 대리가 전화를 했을 때, “올라가는 곳까지가 나의 정상이다 라고 했더니 박 대리께서 웃으면서, “걱정하지 마십시오. 저희가 정상까지 올려드리겠습니다. 저희만 믿고 따라오시면 됩니다. 라고 했다. 난 그 말이 왠지 신뢰가 갔고, 결국 그 말대로 나는 정상에 올랐다.
혜초는 믿음이었고, 박진형 팀장은 그 중심에 있었다. 모든 준비와 플랜이 완벽했다. 등정 구간별, 단계별, 사례별로 대응방안을 가지고 있어서, 시키는 대로 따라가니 정상에 올라가 있었다. “음식의 힘으로 정상에 올려드리겠습니다 라는 말도 사실이었다. 집에서 먹는 것 같은 입맛 돋우는 한식을 킬리만자로 산장에서 먹을 수 있었다. 누룽지, 라면, 깻잎, 국과 찌개, 고들빼기 무침, 김치, 고추장, 된장, 양배추쌈 등등, 몸은 피곤했지만, 입맛이 돌았고 힘이 생겼다.
마랑구 게이트에서 우후르 피크 정상까지 5박 6일의 힘들었지만, 감동적인 여정을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이다. 등정 마지막 날 밤을 새워 정상을 오르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맞이한 불꽃 같은 일출의 광경, 새하얀 눈과 빙하로 뒤덮인 정상부를 현지 가이드의 도움을 받으며 걸어 스텔라 포인트를 거쳐 마침내 해발 5895m 우후르 피크 정상에 섰을 때의 감격을 어떻게 잊을 수 있으랴.
우리 일행 22명 중 19명이 정상에 올랐다. 여성분들도 모두 올랐다. 감동적인 일이다. 나는 지인들 사이에서 킬리만자로 정상을 오른 유명인사가 되었다. 모두 혜초여행, 특히 우리를 인솔하고 정상까지 올려준 보배 같은 박진형 대리께 진심으로 존경과 감사를 드리고 싶다. 일행 모두의 심정이 저와 같음을 확인했다. 퇴직 후 인생 2막을 혜초와 함께하고 있고, 이번이 벌써 4번째 여정이었다. 정상까지 동행하며 옆에서 손발이 되어준 김상협 사원과 헌신적인 현지 보조 가이드와 우리의 일상을 세심하게 챙겨준 현지 스텝들의 노고도 잊을 수 없다.
주변 사람들에게 얼른 킬리만자로로 떠나라고 권하고 싶다. 나는 66세, 팀원 중 최고령자가 70세였다. 모두 정상에 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