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 [안나푸르나] 베이스캠프+푼힐 트레킹 12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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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0.19 |
작성자 | 박*성 |
상품/지역 | 트레킹네팔 히말라야 |
平山 朴壽盛 나는 기억한다. 낯선 이국에서 만났던 낯선 얼굴들 그러나 새로운 미지의 세계로 향한 호기심 가득 찬 초롱초롱한 눈빛과 재촉하는 발걸음을 카트만두에서의 첫날밤 잠을 설치고 네팔 국내선 비행기를 타고 히말라야 여행의 중심지인 포카라로 이동 우리나라 칠팔십 년대에 경험했을 비포장도로를 달려 나야풀로 다시 오프로드용 지프차를 타고 힐레로 힐레 마을에서 시작해서 울레리 마을에서 끝난 첫날의 트레킹 그리고 산중 롯지에서의 정신없는 하룻밤을 기억한다. 트레커들은 서로를 배려하며 어색함이 사라지고 서서히 문명의 흔적과 자취로부터 멀어지면서 산과 하늘을 향해 가며 꽃과 나무 구름과 바람 특히 함께 걷는 사람들과 가까워지고 있었다. 말이 물을 마시는 곳이라는 고레파니에서 또 하룻밤을 보내고 잠이 덜 깬 눈을 부비며 어둠이 채 가시기 전에 랜튼에 의지한 채 길을 나서 푼힐 전망대에 올랐다. 여명 속에 왼쪽 다울라기리의 설산부터 닐기리 안나푸르나 히운출리 마차푸차레 밝은 햇살을 받으며 히말라야 연봉들이 하나 둘 상상 이상의 아름다운 자태와 함께 위용을 드러냈다. 구름 가까이서 쏟아지는 폭포는 산허리에서 사라지고 뜬금없이 바위에서 솟아난 폭포는 강으로 계곡으로 떨어지고 하늘 아래 산등성이 양지 바른 다랭이논은 햇볕에 한가로이 졸며 졸다 아랫동네 숲정이에 멈추어 섰다. 노랑 꽃 보라 꽃 모든 야생화는 길섶 동네어귀 어디든 다소곳 피고 지는데 보랏빛 투구꽃은 이파리 몇 개를 바람막이 삼아 높고 황량한 고산에서 왜 바람을 온 몸으로 초라하게 맞고 있는지 캠프 도착한 날 그 저녁! 지현옥 박영석 신동민 강기석 산을 사랑했던 사람들 앞에서 산을 사랑하는 다른 사람들이 삶과 죽음 육신과 영혼에 대한 간단하고 분명한 자연의 진리에 뜨겁고 짙은 눈물을 쏟고 말았다. 그 밤 구름 걷히며 깊어가는 밤 유난히 짙은 감색 하늘과 밝은 달빛에도 반짝이는 별들과 우뚝한 안나푸르나 설산 한결 가깝게 다가온 진하고 뚜렷한 세상 그 하늘 아래 나는 서 있었다. 돌아오는 길! 촘롱의 셀 수 없이 많은 계단을 헐떡이며 올라 디디 아줌마 가게의 브라우니와 커피 한 잔에 이국에서 극히 제한된 여유를 찾으며 잠시 일탈하고픈 갈증을 달래고 뙤약볕에 지쳐갈 즈음 한 그릇 국수와 초무침 냉채에 모든 피로를 잊은 채 환하게 웃던 나의 얄팍한 심성을 기억한다. 길을 만든 사람들과 계단 수 보다 많은 돌들과 돌 보다 많을 지나간 역사속의 사람들 희고 검은 사람들 작고 큰 사람들 모두 산에 머물렀으니 산사람 비구름 먹구름 새털구름 먼 산마루 뭉게구름 모두 구름 새소리 벌레소리 물소리 바람소리도 모두 소리 하늘에 가장 가깝고 큰 지붕 별이 내리는 설산 아래서는 내가 누구라 하지 않아도 모두가 히말라야였다는 것을 기억한다. 2108. 10. 19. 금요일 안나푸르나 베이스 캠프 (ABC) 에서 平山 朴壽盛 치의학박사. 한국문인협회 회원. 시인 ♡ 예약된 업무로 차일피일 글을 올리지 못한 가운데 "2018 코리안웨이 구르자히말 원정대" 에 관한 비보를 접했습니다. 불과 얼마 전 히말라야 다울라기리의 웅장한 모습에 감탄했었는데 그곳에서 일어나지 말아야 할 불행한 일이 발생했습니다. 오늘이 합동 영결식입니다. 진심으로 원정대의 명복을 빕니다. 이번 여행 룸메이트로 즐겁고 고생스런 시간을 함께 하신 최병기 선생님과 21명 팀원들 그리고 여행 동안 다양한 팀원들 안전을 위해 노심초사한 혜초 여행사 양승호 대리와 길라잡이에 맛있는 음식 서빙하느라 고생한 메인가이드 라나, 서브가이드 라스트로, 비네스, 프램 조리팀과 포터들 그리고 히말라야를 사랑하는 모든 분들에게 이 글을 드립니다.
평점
4.8점 / 5점
일정5
가이드5
이동수단5
숙박4
식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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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양*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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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8.10.23 |
안녕하세요. 선생님, 인솔자였던 양승호입니다. ^^
이렇게 멋진 글을 남겨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그때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릅니다. 같이 땀흘리며, 웃으며 걷던 시간들이 추억이되어 가슴 깊이 남았습니다.
축복받은 날씨 아래, 선선한 바람을 맞으며 걷던 시간들 안나푸르나 남봉, 마차푸차레, 강가푸르나... 아름다운 설산들의 신비로움에 매료되어 힘든 줄도 모르고 걸었던 것 같습니다.
'네팔에 안 가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 가본 사람은 없다'라는 말처럼 이번 계기를 통해 단순한 여행지가아닌 평생 인연이 되시길 바랍니다.
항상 건강하시고 나중에 산에서 또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소중한 글을 남겨주셔서 혜초마일리지 15,000포인트를 적립해드리겠습니다. |